후쿠오카(2003)
7월 17일
이번 여행에 처음 타보는 비틀호는 오사카에 갈 때 처음으로 타 보았던
팬스타호에 비해 훨씬 작은 모습에 불안했지만 막상 타고 보니 생각보다는 흔들림이 적었다.
후쿠오카에 도착, 버스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1일 패스 구입. 시내 관광.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니 볼거리가 무척이나 많고 다양했다.
7월 18일
물의 공원이라는 오호리공원과 일본정원을 둘러본 후 다자이후시로 이동.
다자이후천만궁을 보고 건너편에 위치한 광명선사를 들어가게 되었다.
우연히 들린 곳 치고는 고풍스러운 정원하며 너무나 일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7월 19일
요란스러운 천둥,번개치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뒤척이던 중 밖에서 갑자기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와 다급한 목소리의 확성기 소리.
놀라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니 시내가 온통 물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닌가.
내방은 3층. 급히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이미 허리까지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로비의 소파 등은 다 잠겼고 정전이 되었고 통신도 두절.
급히 방으로 올라가 짐을 꾸린 후 다시 로비로 내려왔다.
우왕좌왕 하는 중 마침 택시 타고 가다가 택시가 물에 잠겨 호텔로 피신한
키모노를 입은 일본여인에게 휴대폰으로 비틀호 사무실에 연락을 해 달라고 부탁.
10분 만에 가까스로 연결. 배는 정상으로 운항한다고 한다.
비는 어느 정도 그쳤으나 물은 조금도 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 불어만 가는 듯했다.
이제 결정의 순간! 걱정이 되었지만 트렁크를 머리에 이고 출발을 결정.
지금 나가면 위험하다는 일본인의 말을 듣고도 내일 날씨가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없어서 탈출 결심.
물살이 너무 쎄고 물속에 쓰러져있는 많은 자전거에 걸려 헤쳐 나가기가 힘이 들었다.
깊은 곳은 가슴까지 차는 곳을 헤쳐 나가기를 40 여분. 드디어 저만치 도로가 표면에 보였다.
호텔을 나선 지 총 1시간 반 만에 부두 터미널에 도착.
물난리로 제 시간에 도착 못하는 승객들이 많아 30분 늦게 출항하게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집에 도착하여 NHK뉴스를 보니 계속 큐슈지역 홍수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은 무모했지만 일찍 판단을 잘 한 것 같았다.
그리고 호텔에서 부두터미널에 연락하기 위해 힘써준 기모노를 입은 단아한 일본여인과
택시기사에게 무척이나 고마움을 느끼며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